한달전부터 우주빠가 노래노래하던,특히 밥상에 올라오는 반찬들의 상태가 부실해 보일때마다 노래를 하던 그 철갑을 두른 가재를 먹기로 드뎌 어제서야 결심한 끝에(가격과 먹기 둘다 부담스럽기에… )싸고 싱싱하고 물좋기로 소문난 중국마트에 그 놈들이 상륙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우주빠와 가보기로 했다. 왠만하면 중국가게 가기싫어하는 난데,하도 대단한 정보라도 건진 것 마냥 떠들어대서…가봐주기로 했다
휴일이라 그런지 주차장도 미어 터지고 돗때기 시장이 따로 없다.
겨우 쇼핑끝난 아줌마 뒤따라 몰고가서 간신히 파킹…어리버리하고 게다가 예의까지 남달리 바른 우주빠 때문에 (주차장의 치열한 파킹전쟁에서 번번히 다 뺏기는지라…) 한 30여분은 소비한것같다.
다시는 오기 싫을정도로 진이 빠져 있는데…자기도 그런지 “휴~~이제 여기 못오겠다.아침 일찍 와야지…”그러는것이 아니가! 그렇게 힘들어 놓고도 여전히 가재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그…크으~~~아침일찍 오겠단다.
입구에 들어서니 그 곳을 시작으로 벽쪽으로는 완전히 수산시장이다.
파운드당 7.99불이면 그다지 싼펴도 아닌듯 하나 싱싱은 했었다는...
사람들도 북적북적…시끌시끌…
우린 물속에서 건져다놓은 가재가 있는곳에 가서 하나 주문을 할려니 말걸기가 무섭게 아저씨는 바쁘다. 우리차례가 왔다싶어 말걸려하면 언제 왔는지 옆에 사람이 먼저 주문 해버리고…빨리 주문하라고 종용하는 나를 보고 우부빠는 순서가 있다며 기다리자고하고…또 좀 기다리면 다른 손님들이 먼저 “랄라이~~”(내 귀로는 다 랄라이~로 똑같이 들림..) 하고 주문하고 ..이렇게 언제까지 기라릴려는지..나원참.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그 시끄러운 중국사람들 틈에서 모기만한 소리로 한결같이 “익스큐즈미~~”로만 일관하며 한 예의를 고집하는 그…
아무리 익스큐즈미를 외쳐도 익스큐즈미의 올라가는듯한 말꼬리 억양으론 랄라이~의 억양를 누르지는 못한다.
참다 못한 나는 한국말로 또한 노가다하면서 발휘했던 큰 목소리로 “아저씨!!! 여기요~~~!!!” 그랬더니 그제서야 쳐다보며 랄라이~한다.
그런데 또 그새 중국말로 누가 또 치고 들어오는 바람에 아저씨 딴 주문받는다.
오른쪽 구석에 투명 아크릴로 만든 통에서 뭔가를 홱 집어 올리며 그 손님한테 확인 시켜준다.
꺄~~악~~ 그것은 황소만한 식용개구리가 아닌가…
오른쪽 맨 윗칸에 있는 아크릴박스에서 대기하고 있는 징글러운 개구리들...
초등학교때 동화사 계곡에 가족과 놀러가서 통닭뜯고있노라면 어디서 불쑥 뛰어 올라와 날 놀래키던 그 개구리…중학교 생물시간에 서로 해부하기를 미루던 실험대 위의 그 징글맞던 개구리…
개구리 뒷다리가 얼마나 맛있는데 하며 방학때 시골가서 맛있게 먹었던 얘기를 하던 친구를 제일 혐오했었던 기억이 떠오르면서…고등어 두어마리 정도 사는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포장을 기다리는 그 모녀를 혐오스럽게 쳐다보는 나에게 예의맨은 바로 통제 들어온다.그렇게 쳐다 보는게 아니라고..아이고..나참.
정말 중국사람들은 원숭이골,곰발바닥,박쥐,등등..을 먹는게 맞는가보다.저 개구리를 저렇듯 쉽게 사서 먹으니 말이다.
난 중국인들의 야만스러움도 봤겠다 주문도 빨리 안받아주겠다 화가 나는 바람에 “고구려 역사나 왜곡시키지만 않았어도 밉지나 않지…”라고 비맞은 땡중 마냥 중얼중얼… 물론 한국말로 웃으면서…그러니 아저씨도 못알아들은게 분명한듯 웃으면서 큰 놈으로다가 하나 집어준다.
사는김에 킹크랩도 하나 사가자고 한다.그 딱딱한 속들을 우째 파헤쳐 먹을려고 하는지…
야튼 버둥거리는 가재 한마리와 게 두마리를 사가지고 와서 요놈들을 잘 구워 삶아서 먹었다.
먼저 큰냄비에 삶아 버둥거리는 얘네들을 기절 시키고 난 다음,가재에 배를 갈라서 버터를 바른 다음 오븐에 20분간 구웠더니…빨갛게 섹쉬하게 변신한 가재와 그의 게 친구들…
가재만 달랑 먹기 맹숭해서 냉장고 째려보다 불려나온 재료들로 그바게 만든 사이드 디쉬들...
그린빈 양송이버섯 볶음과 양상치,부추,레드포도에 프렌치 드레싱을 한 샐러드...
가재는 살아 있을때도 집게발이 생명이었지만, 죽어서 입안에서도 제맛을 자랑하는 두툼한 집게발..
가재 한마리가 제법 커서 둘이서 분주하게(고상하게 절대 먹을 수 없는…그래서 외식할때는 가재를 메뉴로 정하기가 참으로 곤란하다.저번에 엄마오셨을 때 가재먹으러 레스토랑가서 우아하게 살 파먹다 시간만 죽이다…도로 다 싸가지고 왔다는…)먹고나니 게는 완전히 찬밥이 되어버려 당분간 냉동실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되었다.
와인도 곁들일려고 갖다 놓았건만,가재살 정신없이 파 먹느라 잊어버리고 다먹고 나니
눈에 들어온 불쌍한 와인…나도 좀 마셔주소…하고 쳐다보는 것 같아 마지막에 마치 소주마시듯 한 잔 꺽었다..
게걸스럽게 비록 먹어 치웠지만, 야튼 오늘의 가재요리로 우주빠의 향후 몇 달간 가재타령의 입막음은 되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