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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07.27 INTERNI
  2. 2004.07.27 8.14 Black OUt 2
  3. 2004.07.27 우리동네 극장 4
  4. 2004.07.27 자연사 박물관에서..
2004. 7. 27. 07:21 Life Of NewYork

May 17,2003

INTERNI

우리나라도 매년3월쯤에 서울 코엑스나 대구 엑스코에서 ‘리빙 디자인 페어’가 열린다.

각종 인테리어와 건축에 관련된 디자인 경향들을 펼치는 전시 페스티발 이라고 할까?

여기도 그런게 5 중순쯤에 맨하탄 미드타운 서쪽 끝단1112St쯤에 있는 JAVITS CENTER라고 우리나라 코엑스정도 되는데서` INTERNI’라는 타이틀로 매년 열리고 있다.근데 여긴 특이한게 페어를 시작하기전 맨하탄 남쪽 다운타운에 위치하고 있는 예술의 거리SOHO에서 디자이너들을 초대해서 미리 작품공개를

한다. .소규모의 각갤러리에서 세계 유명한 디자이너 작품들을 공개하는 오픈 파티를 간단히 곁들인 프로그램들을 뉴욕에 있는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에게 알린단다.

남편이 회사에서 잔뜩 프린트해온 프로그램들을 들고선 주말 오후에 소호로 나섰다.

오후 6시부터 오픈파티를 한다고 해서 우린 오후 느즈막히 출발을 했다.

가면서 남편이 혹시 백열구전구에 새날개 깃털같은거 붙인 본적 있냐고 했다.당연히 인테리어 잡지나 조명가게에 비치된 카탈로그를 통해 많이 왔던거라,그리고 재미있는 디자인에 한번 작업 공간에서도 써보고 싶었지만 너무 고가라 군침만 흘렸던 바로 전구. 바로 전구 디자인 사람 작품을 보러 간단다.

정말이냐고 몇차례 되묻고 촌스럽게 가서 사인이라도 한장 받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흥분됐었다.

갤러리를 가기위해 소호거리를 조금 걷게 되었다.미드 업타운과는 또다른 분위기였다.걷다보니 재래시장 같은 부위기의 골목이 있다.거기가 벼룩시장 이라고 한다. 구경하고 싶어 들어갈려다가 오늘 목적은 이게 아니라며 발걸음을 재촉하는 우리남편한테 끌려 나왔다.구경할건 많은데…다음에 혼자와서 구경많이 해야지 다짐하고 발길을 갤러리로 돌렸다.

처음 곳은 날개달린 백열구를 만든 조명 디자이너 INHO MAURER 작품이 전시된 곳이다.벌써 오픈을 하고 있었고 다들 한손에 와인 한잔을 들고 얘기들을 하며 서서 즐기고 있었다.그런데 갤러리란게 우리 나라 갤러리와 비교할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무슨 창고 개조한것처럼 이런데서 이런 대가의 작품을 전시하다니…역시 얘네들은 형식에 별로 치중하질 않았다. 좁은 계단을 내려가 지하로 가니 눈에 익은 작품이 하나 있었다.대구 검단동 유통단지 나의 단골 거래처 조명가게 카운터 위에 항상 매달려 있던 나라 언어로 씌여진 메시지를 핀으로 꽂아놓은 의미 있고 재밌는 조명 이었던걸로 기억한다.내가 갈때마다 너무 아이디어가 좋다고 칭찬한 조명 또한 잉호 마우러의 작품이라서 먼저 놀라고 어찌나 반갑던지…근데 한국에서 유통되고 있는건 카피제품이었다.그걸 보고 놀란게 진짜를 보고나니 우리나라 카피 솜씨에 새삼스레 감탄 하겠다.너무 똑같이 만든다.우린 다음은 글래스 디자인 보러 가기로 하고 나오면서 잉호 마우러 씨를 찾아보려 했지만 주인공은 없었다.결국 사인을 받아보겠다는 내생각은 바로 접었다.

우린 거기서 블록을 걸어서 MOSS라는 갤러리를 찾았다.

근데,안에서는 사람들이 꽉차 있고 밖에는 긴줄을 서서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워낙 사람들이 많이와서 조그마한 갤러리에 수용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그래서 입구에서 도어맨이 나오는 숫자만큼의 사람들을 들여보낸다. 기다리기 지루 했지만 이왕 이까지 온거 그냥가기 억울해 30분여를 기다리니 드디어 우리차례가 왔는데,아니 글쎄 ,예약 여부를 체크하는 것이 아닌가? 예약 안하고 우리는 당황했었고,우리남편도 예약으로만 들러갈수 있는지를 몰랐었던가보다.그래서 이를 어쩌지 하고 남편이 고민하고 있는데…내가 꼭들어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남편이 결국 회사팔고 자기네사장’토니’이름 팔고 해서 들어갈 있었다. 거기엔 나의 불쌍한 표정도 한몫 했으리라.전부 와인잔들고 북적북적 거리는데 동양인은 우리둘밖에 없어 약간 주눅들었다.그런데 반갑게도 동양사람이 남편보고 반갑게 인사를해서 그나마 마음 놓였었다.그친군 대만 디자이너고 같은 회사에 있는 브라이언.

그는 친구 들과 왔다며 구경 끝내고 나가는 길이라며 인사를 하고 갔다.여긴 여러작가들의 작품이 섞여 있는곳이라 사람들이 유달리 많기도 한가 보았다.우리 남편 말에 의하면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굉장히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근데 까만드레스 ~ 빼입은 키큰애들과 차려입은 뉴욕 디자이너들 사이에 끼여있으니 정말 어찌나 주눅이 들던지.나도 그날 까만걸로 치장 좀하고 올걸 그랬나 싶다.ㅎㅎㅎ

내가 확실히 느낀건데 뉴요커들은 검정색을 좋아하는 같다.그건 지하철을 보면 의심할 여지없이 검은 색깔이 숨통을 죄여온다.예전에 무슨 통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검은 옷을 즐겨 입고 선진국은 밝은 색을 선호한다고 들었었던 기억이 난다.하지만 뉴욕커들은 우리정서와 비슷한지 정말 검정색을 좋아한다.제일 무난하면서 세련된 색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아 겨울 옷들을 입고 다녀서 인지도 모를 일이다. 살아보면서 여름 가을 지나면 다시 파악이 될것이다.
조금 있으니 드레스 입은 여자 어떤 남자랑 반갑다고 껴안고 키스하고 난리도 아니다.이런 장면이 빨리 익숙해 져야 될텐데…아직까지는 바로 옆에서 그런 장면이 연출되면 호기심 많은 빤히 그들을 쳐다 보게 된다.그럴때마다 남편은 자꾸 쳐다보는거 아니라며 빨리 익숙해 지라며 주의를 준다. 하지만 아직 그런것들이 적응도 안되고 신기하기만 하다. 그리고 곳에 섞여 있는 동안 뭐랄까 …약간의 문화적 이질감이 잠시 나를 저기 구석으로 밀쳐두는 것같음을 느낀다.

그래서 애꿎은 와인만 홀짝홀짝 마시다 얼굴 빨갛게 가지고 집에 왔다.

오면서 속으로 읊은말…’우씨…내가 영어만 하기만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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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pia
2004. 7. 27. 06:26 Life Of NewYork

August 14, 2003

매쉬드 포테이토를 하기위해 감자 담은 냄비를 가스렌지위에 올려놓고 냉장고 문을 열자마자 전구가 쓰르르 맛이 가기 시작한 시간이 오후 4시쯤.난 전구가 나갔구나 싶어 불꺼진 전구를 만지작 거리니 잘 안 빠지길래 걍 놔두고 거실로 나오니 선풍기도 멈췄고 컴퓨터도 꺼져있다.정전이구나어머머여기도 정전이 있네그러면서 좀있으면 오겠지하고 있는데 좀있으니 전화가 왔다. 남편이다. 남편은 지금 맨하탄에 전기가 나가서 일을 못한다고 그런다.

여기도 나갔다고 그러니 뉴욕 전체가 그렇단다.

그리고 역시 원인을 모르는 남편은 예전에도 이렇게 전기가 나가서 3일 동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나보구선 비상식량(라면)을 사 놓으라고 한다. 그 순간 이건 분명 테러다라고 생각되어졌다. 남편은 지금 집으로 오겠다고 하구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선 난 몇몇 주위 사람들 한테 전화를 해서 테러를 이 무더운날 무신 이런식으로 하냐고 다짜고짜 투덜거렸더니만이미 뉴스를 들은 그들은 헉아니란다. 일단 안심이다.

그리고 주방으로 가서 다 삶겨진 감자를 확인하고 불을 끄고, 전기없는 전자레인지에 버터를 녹일 수 없다는 생각을 버터담은 그릇을 들고 렌지문까지 열고 난뒤 지각이 되는 이 평심의 행동이 갑작스러운 전기공급 중단으로 하나하나 제약 받기 시작했다. 다시 버터를 녹일려고 가스불을 켜니 역시 이것 또한 전기가 필요한 기계였다. 점화에 필요했다. 성냥을 찾아야만 된다.그러나 담배를 피우지 않는 남편을 둔 죄로 그 놈의 성냥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 순간 아까 감자삶던불 그대로 계속 켜둘걸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지만 전기 들어올때까지 켜둬야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미련 곰탱이 같은 생각이어서 접었다.

그리고 성냥을 사러 가까운 델리로 갔다. 다들 양손에 양초를 가득 들고 나온다. 맞다. 초도 필요했다. 여기는 형광등을 안쓰고 침침한 백열등으로 집안을 밝히는지라 애초에 무드에 필요한 초라면 그거 사용 안해도 충분히 무드 잡힐만한 조도들이라 별로 사용할 욕구가 생기지 않아서 이제까지 없었다가 마침 얼마전에 한국으로 간 남편 친구부부가 집정리하면서 주고 간 양초가 몇 개 있어서 그건 걱정 안했다. 깜깜해서 저 안까지 들어가질 못하는 사람들이 가게 입구에 서있다. 난 누가 주인인지 몰라주인 비슷한 사람한테 성냥 있냐고 물으니,

바로 옆에 있던 흑인아저씨가 자기 남방 주머니에서 쓰다만 조그만 우리나라에서는 종이로 된 일회용 성냥으로 통용되는 그걸 준다.(근데..성냥은 다 일회용이지..아마..) 아저씬 내가 담뱃불이 필요해서 묻는게 아닌가 하고 준거 같았다.

난 그래도 왠만한 사이즈의 성냥 1통을 사러 왔는데만약을 대비해서 일단 땡큐하고 받아들었다. 오른쪽으로 돌아서니 백인 주인 아줌마가 평소와 달리 갑작스럽게 많이 찾아드는 손님들 땜에 상기 되어 있다. 난 성냥을 달라고 했더니에게게아까 그 아저씨가 준 그 일회용 성냥을 주는게 아닌가 큰사이즈 달라고 하니 달랑 그거란다. 이걸 어느 초에다가 붙이겠나 싶어 하나 더 달래서 나오는길에 아까 그 흑인 아저씨한테 받은 성냥 도로 돌려주고

집으로 왔다.

신호등에도 불이 안 들어와 교통이 마비가 되서 맨하탄에서 브루클린 다리까지 걸어와서 겨우 버스를 탔지만 꼼짝도 안 하고 있다고, 집까지는 올 수 없으니 일단 브루클린에 있는 친구 집에 가 있겠다는 남편의 전화가 온 시각이 7시였다.

조금 있으니 어둑어둑해져서 초들을 끄집에 내서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보아하니 동네사람

들은 모두 밖에 나가 있는 것 같았다.나도 깜깜한 집에 혼자 있으려니 무서워 사람들 있는

곳에 가고 싶었지만, 말이 통해야 밖에 나가 사람들 하고라도 있지정말 아무것도 할수

없었다. 이럴땐 가만히 앉아 있는것도 쉬운일이 아니었다. 이제 인간이 하는 일들은 에너지

가 없으면 안되는 일들이었다. 한참을 뭐하며 이 밤을 지새나 고민하다가 남편을 데리고 와

야 되겠다는 정전보다 더 무시무시한 생각을 하게 됐다.

때마침 9시쯤 남편의 전화가 왔다. 친구 집에 무사히 도착을 했단다. 내가 데리러 가겠다고 하니까 깜깜천지 길도 모르면서 게다가 우범지역 브루클린까지 오겠다고 그러냐고 미쳤냐고 그러면서 가만히 있으랜다. 조금전에 남편후배이며 내 후배이기도한 현식이가 형수님 간다면 따라 나서 주겠노라고 했다고 하니, 그제서야 그러면 그 친구가 길을 잘 아니 같이 오라고 했다.불행중 다행히 그 집주소며 전화번호 받아적고나서야 전화가 불통이 되어버렸다.

일단 지도를 챙기고 후레쉬 따린 청소기 빼들고 공중전화 걸 대비해서 쿼러(25센트동전)

바지 주머니에다 잔뜩 넣고 해서 집을 나섰다.

1층 현관 문을 열자 문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문열고 후레쉬를 비추니 으악! 커다랗고 하얀 눈동자 두개가 댕그라니 나를 쳐다보지 않는가! 그리곤 HOW ARE YOU DOING?

그런다.자세히 보니 이용식 닮은 우리 옆집 흑인 아저씨였다. 옆집 아저씬 보통의 흑인들 보다 눈이 정말 많이 크다. 그래서 겁이 많아 보이기도 하지만, 어른한테 할 소린 아니지만 어떨땐 살찐 시츄 강아지처럼 귀엽기까지 하다.

오늘 유독 그 큰 눈이 나를 놀라게 했다. 깜짝 놀라 대충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하며 차로 걸어가는데 어김없이 이런날은 지 세상인줄알고 몰려다닌는 10대 불량 청소년들이 있다.

차에 올라타려는데 어렴풋이 보이는 모습이 동양녀 같으니까 건들렁 거리며 HEY! BABY!

그런다. 어디 아줌마 한테 요것들이 싶어 쥐어박고 싶었지만 내가 아무 댓꾸 없자 그냥 지나간다. 후레쉬로 내 얼굴 한번 비춰 줄걸 그랬나싶다. 그러면 도망 갔을텐데그래도 무서워 죽는줄 알았다.남편말 듣고 나오지 말걸 그랬나 싶었지만, 이런걸로 두려워 포기할 내가 아니지

전화가 안 되는 후배 집앞으로 우선 가 보기로 하고 차를 모는데 이런 연료가 달랑달랑 한다. 아직 불은 들어 오지 않았지만, 10년 운전 경력으로 볼 때 최대한 빨리 갔다오면 가능할 것 같은 거리라 제발 길만 안 막히고 길에서 연료 낭비만 안할수 있게 되길 기도 할 뿐이었다. 후배집 벨을 누르니 아~~~!!역시 이것도 전기.

연락 할 길이 만무하게 되자. 쪽팔림을 감수하고 고래고래 현식이의 이름을 부를 수 밖에 없었다. 그 집딸래미 엠마이름까지 불러 봤지만역부족 이었다.내 목만 아프고 시간만 낭비 하는 것 같아 혼자 찾아 가 보기로 했다.

일단 고속도로로 올렸다.다행히 이정표들은 헤드라이트 덕분에 잘 보여 주행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근데 중간쯤 달리다 보니 곳곳의 접촉사고 차량들 때문에 정체가 심했다.

연료도 없는데 싶어 조마조마 하고 이었다. 이윽고 나갈 EXIT을 찾아서 갈려고 하니 통제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할 수 없이 다음 EXIT으로 나가니 5일 전에 온 그 브루클린 다리밑 까지 오게 된 게 아닌가. 그 날의 야경은 온데간데 없고 암흑의 맨하탄이다.

그때까지도 맨하탄에서 빠져 오는 차량들이 만만치 않다. 얽히고 섞이고 꼼짝도 안한다.

연료 게이지를 보니 바늘이 바닥에 딱 들어누워 있다.표시등도 한번씩 들어왔다 갔다 한다.

여기서 이러다가는 그 집도 못찾고 한밤중 브루클린에서 떨고 있어야 될것만 같아서 다시 집으로 갈까도 생각 되었다.근데 그것도 힘들다.도대체가 차량들이 빠지지 않는것이다.그래서 내 딴에는 지름길로 빠져 볼까하다가 그만 브루클린 다리밑에 갇혀버렸다.

다시 빠져 나갈려니 가로 지르는 차량들의 정체로 엄두가 안났다. 그래서 잠시 지도도 살필겸해서 차를 세웠다.더운데도 불구하고 연료땜에 엔진을 끌 수 밖에 없었다.에어컨은 꿈도 못꾸고 지나가는 흑인들이 무서워 창문 내릴 엄두도 못냈다. 그런데 주위를 살펴보니 바로 옆에 경찰차가 있길래 안심이 돼어 그제서야 다리밑 공기를 좀 마실수가 있었다.다리위와 연결 되어있는 계단에선 그때까지도 맨하탄에서 걸어온 사람들이 줄줄이 내려오고 있었다. 우리남편도 저기로 내려왔겠지 생각되어지자 내가 여기 올줄 알았으면 여기서 만나자고 할걸 하는 생각을 했다.

벌써 11시 반이다. 집에서 나온지 2시간 반이나 지났다.

경찰차 덕분에 든든했지만 마냥 여기서 시간을 죽일 수는 없었다. 앞에 차량들은 여전하고 오늘 같은날은 다들 급한지 양보도 잘 안해준다.난 빠져나갈 기회만 엿보구 있는데 갑자기 경찰차가 시동을 켜는것이다. 나는 이때다 싶어 같이 시동을 켰다.그리고 뒤따라서 유유히 빠져 나온 것이다. 경찰차가 구세주였다. 이제 지도따라 가면 되었다.

근데내가 갈려고 하는 곳마다 곳곳에 통제를 하는 바람에 브루클린 어디쯤을 계속 헤메이게 되었다.일단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지도를 좀 볼려고 하면 옆으로 시꺼먼 흑인들이 지나가니 도무지 무서워 차안에 불도 켤수가 없다. 그래서 난 바닥에 지도 펴 놓고 후레쉬 비춰서 볼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그렇게 헤매다가 차를 불꺼진 주유소 앞에 세워 놓고 어디 파출소 앞 같은 곳에 불이 환하길래 그 앞 공중전화로 가서 전화를 하니 남편이 혼자 왔다고걱정을 얼마나 했는지 아냐고 그러면서 뭐라 그런다.내가 왜 혼자왔는지 영문도 모르면서

치이근데, 내가 위치하고 있는데는 그 친구집이 위치한 길선상의 반대편 남쪽선상에 있었다. 전화를 끊고 다시 북쪽으로 5분정도 올라가니 남편과 친구들이 길가에 나와 있는 것이다. 어찌나 반갑던지 이제 한 숨을 돌릴 수가 있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 있다.근데 우리 동네는 라디오 들고 나와 뉴스 듣고 있는데, 이 동네 흑인들은 음악을 틀고 맥주를 마시고 있다. 참 태평이다.

흑인들이 그렇다고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말 피부로 느끼겠다.

그 옆에선 한국 유학생들도 질새라 자리깔고 맥주병 하나씩 들고 있다. 다들 우리 남편이 다니던 학교 학생들이라 인사를 하길래 나도 얼떨결에 인사하니 오늘 같은 날 어떻게 여기 까지 차를 몰고 올 생각을 다 했냐고 씩씩하고 용감 무쌍한 와이프를 뒀다고 칭찬하는건지 놀린는건지 깜깜해서 얼굴 표정들을 읽지 못하는가운데영화음악 바그다드 카페가 흘러나온다.아이 음악은 맥주가 땡기는 음악이 아닐 수 없다라고 판단한 나는 우리도 자리펴자고 제안을 하자 다들 OK다.가서 맥주 사오고 차에가서 자리 꺼내 오라고 하니 우리 남편 자기 데리러 온 사람이 한 술 더 떠서 그러니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역시나 깜깜해서 표정을 살필수는 없었으나 아마도 어처구니 없는 표정이었을 거다.

그래도 오늘 같은 날 아니면 다들 언제 이 위험한 브루클린 거리에 나와서 맥주 마셔 보겠냐고 전기 걱정은 안하고 이 밤을 즐기는 분위기다.우린 각자 몇시간전 전기땜에 겪은 각종 에피소드와 미국의 허술한 전기시스템을 씹으며 유학 처음와서 처음 겪은 얘기들로 안주삼으며 촛불앞에 모여서 담소를 나눴다.조금 있으니 여기도 어김없이 경찰차를 세우고 경찰들이 내려서 우리를 한 번 훑고 지나갈 참인 모양이다. 우린 급히 키친 타올로 한장씩 맥주병을 싸고서는 옆자리 유학생들 한테도 던져 주었다. 깜깜해서 뭐 보이기나 하겠나 해서 그냥 마시고 있었는데,또 경찰들이 가까이 오니 싸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거리에서 맥주를 보이게 마시면 안되기 때문이다. 사실 길거리에 이렇게 나와서 술도 마시면 안 되는건데 오늘은 특별히 봐주는 모양이다. 그렇게 우린 8.14 Blackout사태를 한 여름밤의 추억으로 만들고는 집으로 돌아 왔다. 연료는 다행히 집까지 버텨 주었다. 오는 길은 통제도 없어서 빨리 왔다.

집에 오니 새벽 3시다. 운전해야하는 남편 덕분에 마음 놓고 맥주 두병을 마신 나는 혀 풀린 소리로 오빠~~~ 나 오빠 찾으러 잘 가찌~~~잉? 이렇게 용감한 와이프 있으면 나와 보라구 해! 하며 떠들어 대니까 조용하라며 사람들 다 깨겠다며 입틀어막고 계단으로 밀고 올라가며 두 번 씩씩 했다가는 자기가 제명에 못 죽겠단다. ㅎㅎㅎ

일단 내일은 전기가 들어 와야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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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7. 27. 06:22 Life Of NewYork

JULY 13, 2003

어제는 남편이 보스톤에서 어학 공부할 때 같이 공부하던 후배들 3명이 오는 바람에 갑작스럽게 집들이를 또했다. 멀리서 온 친구들이라 하룻밤을 집에서 묵고 아침 먹고는 일찌감치 출발을 했다.

그들을 보내고 한가한 일요일 오후를 어떻게 때울까 생각 끝에 저번 저녁 동네 산책하며 지나가다 동네 멀티 플렉스에서 `FINDING NEMO 를 볼려다가 돈을 한푼도 안 들고 나오는 바람에 그냥 집에 들어왔던 기억이 나서 NEMO를 보러 가기로 했다. 그나마 한글자막 없이도 가슴에 팍 와닿는 영화는 그것 밖에 없는지라저번에 한번 맨하탄 브로드웨이에 있는 극장에서 그 심오한 매트릭스2를 편안히 액션만 즐기다 영화 끝 부분에서 졸다나온 기억이 있는 나로서는 니모가 어찌나 반가운지

상영 시간이 5시로 알고 있었던 터라 4시 45분쯤 시간맞춰 갔다. 근데 상영시간이 4시 30분이 아닌가그래서 그 다음프로 7시 30분 걸로 보기로하고 2시간 반을 어디서 게길까 고민 하던 중 극장앞 노천 카페가 있길래 우린 거기서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기로 했다.

유독 우리 동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사신다. 다들 집들은 따로 있으면서 노년에 관리 안 해도 되는 렌탈 아파트에서 살기를 원해서 그렇게들 사신다고 한다.

노부부들이 손을 꼭잡고 다니는 모습은 젊은 그들 보다 훨씬 아름답게 보인다. 집에서 나올 때 봤던 걸음도 겨우 걸을정도의 호호 할머니 할아버지도 그 카페에 오셨다. 창가 자리를 잡으셔서 천천히 식사를 하고 계셨다. 저녁 식사를 하러 오신 모양이다. 참 보기좋다.

또한 극장에서 나오는 관객들도 보아하니 노인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나오신다. 혹시 니모를 보고 나오시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되어진다. 그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중 할머니,할아버지 들이 딱 볼만한 거는 니모 밖에 없다. 게다가 스피킹시간 강의를 하고 있는 예순이 넘으신 HONEY라는 할머니 선생님이 니모가 너무 귀엽다며 학생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계시는 영화 또한 니모이기 때문에ㅎㅎㅎ

맨하탄까지 안 나가고 언제든지 편하고 복잡하지도 않고 집 가까운 곳에 극장이 있으니

우리 동네 참 마음에 든다. 비행기 소리 빼고는여름에는 창들을 열고 사니 그걸 실감한다.

9.11사태전 만해도 그렇지가 않았는데 그후 테러여파로 항공 노선을 수정하는 바람에 맨하탄을 피해 우리 동네 위로 선회하기 때문에 그렇다고들 한다. 정말 그것 빼고는 참 괜찮은 동네라고 생각이 든다. 뉴욕에서 히스패닉계나 흑인들 많이 사는 동네는 위험 하지만 여긴 옛날 유태인들이 살던 동네라 위험하지도 않고 보안도 철저히 하고 그러는 것 같다.

하여튼 정이 벌써 들기 시작했다. 후훗..

우리 동네 멀티 플렉스니모를 기다리며 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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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7. 27. 06:09 Life Of NewYork

MAY 25, 2003

아침에 비도 흩뿌리고 해서 갈까 말까 고민 했지만 그래도 저번주부터 계획 했었던거라 가 보기로 했다. 자연사 박물관으로

맨하탄 센트럴 파크 근처에 있는 뮤지움 가운데 하나다.미국에는 큰 두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워싱턴에 스미스 소니언 박물관과 뉴욕 내츄럴 히스토리 박물관. 뉴욕에 것두 규모가 만만치 않았는데 워싱턴에 있는 것이 더 크고 세계 제일 이라고 하니 언제 워싱턴 가는 기회가 있으면 꼭 한번 들러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기도 꼼꼼히 둘러볼려면 며칠 걸릴 것 같았다. 우린 아직 애기도 없고 해서 꼼꼼하게 둘러볼 생각은 아예 하질 않았다.나중에 애기하고 같이 와서 그때서나 자세히 보자고 하고선 남편하고 그 넓은데를 다 훑어봐야된다는 목적에 잰걸음으로 다녔다.

그 중에 제일 볼만한건 공룡 화석이 전시된 곳이었다.사람들도 제일 많이 붐볐다. 남편은 캠코더 찍는다고 여념이 없고 난 화석에 넋이 나가 멍청히 보고 있는데누가 익스큐즈미.하는 것이 아닌가?

백팩을 맨 한 흑인 노인이 다가와서 날보곤 질문이 있으면 질문을 해 보라고 한다.난데없이

무슨 질문을 하란 말인가.왠 선생님 같은 소릴난 갑작스런 질문에 화들짝 놀래서 영어도 잘 못하고 질문도 없다고 했다. 그 노인은 괜찮다며 다른쪽으로 가더니 이번엔 여자 꼬마애한테 물어본다.그 꼬마는 질문할께 있는지 한참을 얘기해준다.그러고 보니 우린 뭔가에 궁금해 하면서 구경했던거 같다. 그렇지만 둘 다 모르니 얘기하다말고 짐작으로 넘겨 집기나 했었다.맞어우리 궁금한거 있었잖아 하고 다시 그 노인 한테로 가서 물어보기로 했다.근데 그 꼬마애가 흑인할아버지를 놓아주지 않는다. 그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얼마안되는 시간에 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참 다르구나우리와는박물관 한쪽공간에 가만 앉아서 질문을 받아도 감지덕지 일 것 같은데 일일이 한사람 한사람에게 다가가서 질문 있냐고 도로 물으며 가려운데를 미리 알고 긁어주는 그 배려가 이 강대국을 탄생시킨 힘이구나 싶어 또 한번 감탄을 했다. 그 노인네는 귀찮기도 할 것 같은데 전혀 그런 내색은 없고 유쾌해 하며 즐기고 있었다. 그 할아버진 박물관 직원이었고 혹시 고고학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우린 이 공룡뼈가 진짜냐고 아주 어린애 같은 원초적인 질문을 했다.그런데 85%가 진짜고 연결 하는 부분에서 모자란 뼈들은 만들어 붙였다고 한다. 질문 안했으면 큰일 날뻔했다. 우린 그 질문하기까지 가짜라고 믿으며 구경했었으니까진짜 같은 가짜에 너무 익숙해 있는 내 안에 배인 우리나라 정서를 자책하며 그 거대 공룡뼈를 한 번 더 쳐다보게 했다.

정말 애기낳으면 애하고 꼭 다시 한번 와야 되겠다고 다짐했다.어른들도 이렇게 유익한데 애들한테는 오죽하겠나 하는 생각을하며언제가 될지 몰라도 애 손잡고 여기 다시 찾는날 그 흑인 할아버지를 만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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